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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덕후인 내가 캡틴 마블을 안 보는 이유(feat.페미니즘)

DC의 배트맨 허쉬 표지

내가 처음으로 봤던 코믹스 정발본, DC의 배트맨 허쉬

알지 모를지 모르겠지만, 난 마블 코믹스의 상당한 덕후다. 대략 10여년도 더 전부터 마블 코믹스의 만화를 좋아했고(물론 DC도) 그당시 없는 용돈을 모아서 만화책을 한 권 두 권 샀었다. 그 이전에는 마블 vs 캡콤 게임을 오락실에서 했었다. 초등학생 때는 뭔지도 모르고 아이언맨과 고스트라이더 장난감 따위를 가지고 놀기도 했다. 그야말로 코믹스 덕후 빌드를 착실하게 밟아온 것. 그런 나한테 마블 코믹스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 이 정도로 내가 마블 덕후라는 어필을 마치고, 이제 왜 내가 캡틴 마블을 안 보는지 그 이유를 이야기 하려고 한다.

마블 vs 캡콤 셀렉트 화면

추억의 격투 게임, 마블 vs 캡콤

문제는 캡틴 마블, 정확히는 브리 라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이언맨 장면

이 다음에 로다주가 할 말은 다들 알 것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이언맨 캐릭터에 아주 깊이 몰입을 했고, 그 자체가 토니 스타크처럼 됐다. 맨 중 맨 휴 잭맨은 로건이자 울버린으로 원작의 이미지를 넘어선(원작의 단신 마초에서 장신의 젠틀버린으로) 연기를 보여줬다. 거기엔 원작에 대한 존중이 있고, 이해가 있다. 그렇다면 브리 라슨은 어떤가?

울버린 오리진의 휴 잭맨

비록 울버린 오리진은 망했지만 휴 잭맨은 남았다

외모는 이야기 하지 않겠다. 제니퍼 로렌스가 엑스멘의 미스틱을 연기했을 때 솔직히 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아주 훌륭한 연기로 미스틱을 소화해냈다. 위에서 언급한 휴 잭맨은 어떤가? 원작 캐릭터는 160cm의 단신이다. 하지만 휴 잭맨은 188cm로 상당한 장신. 그래서 처음에는 논란이 많았다. 백인이었던 닉 퓨리를 흑인으로 만들어버린 사무엘 잭슨은 어떤가? 외모는 문제가 아니다.

퍼니셔 게임에 나오는 백인 닉 퓨리

퍼니셔 어드벤처 게임에 나오는 백인 닉 퓨리, 원래 닉 퓨리는 이랬다

2018년 11월 12일, 마블 코믹스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스탠 리가 사망한다. 마블 코믹스 팬들은 깊은 슬픔을 내비췄고, 스탠 리를 아는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애도 표현을 했다. 우리의 짱짱걸 캡틴 마블 브리 라슨도 SNS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아래가 바로 그 내용이다.

브리 라슨의 스탠리 추모글

캡틴 마블이 마블의 아버지를 추모하는 방법.SNS

대체 애도는 어디에 있나. 최소한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면 이런 태도는 보여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이름이 박힌 가방과 반짝이는 신발을 자랑하고 싶었을까? 애초에 고인에 대한 애도를 할 때 그렇게 기회주의자처럼 굴면 안 되는게 아닌가? 더군다나 자신이 배역을 맡은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인데 말이다. 브리 라슨은 황급히 글을 지우고 작품이 나올 때까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캡틴 마블을 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런데 심지어 캡틴 마블의 인트로에서는 스탠리를 추모하는 인트로가 나온다. 재미있는 일이다.

페미니즘은 왜? PC충들은 대체 왜?

페미니즘. 민감한 주제일 수 있다. 내가 보통 ~~하는 이유 라는 글을 쓸 때면 욕을 많이 먹는다. 내가 명백히 잘못한 경우에는 인정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욱하고 반발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번에도 그런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원더우먼

몇몇 페미니스트들은 캡틴 마블이 여성 히어로라 공격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여성 히어로 무비는 있다

내가 지금까지 MCU 영화들 중에서 가장 별로라고 평가했던 영화는 바로 블랙팬서다.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3순위 안에 드는 캐릭터도 블랙팬서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다. 난 히어로 영화를 보고 싶은 거지, 흑인 인권에 대해서 알리는 영화를 보러 온 것이 아니다. PC 요소를 넣고 싶으면 PC 영화를 만들면 된다.

블랙팬서

블랙팬서가 흑인은 맞지만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흑인이라서가 아니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다. 브리 라슨의 인터뷰에서 캡틴 마블을 거대한 페미니즘 영화의 일부로 해석할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근데 문제는, 일개 배우 한 명의 발언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디즈니는 페미 코인을 탔고, 많은 영화들에 PC를 묻히고 있다. 어쩌면 블랙팬서가 그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블랙팬서 팝콘통 사진

블랙팬서를 PC충 영화로 만든 놈들은 머리속에 뇌 대신 팝콘이 들어있을까

영화가 공개되고 오히려 페미니즘 성향을 가진 평론가들이 페미 요소가 부족하다고 까대는 영화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이미 MCU의 영화들에 조금씩 베어나오게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 페미니즘? 좋다. 아니, 내가 페미니즘을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 사람은 무슨 헛소리든 할 수 있는 자유니까 떠드는 것까진 봐줄 수 있겠다 이거다. 하지만, 난 히어로 영화를 보고 싶은 거지 페미니즘 영화를 보고 싶은게 아니다. 제발 잘 만들어진 IP에 PC 좀 묻히지 말아라.

부기 영화의 명짤

부기 영화 리뷰의 명짤

그래서 결론적으로 뭐가 문제라는 거야?

유튜브에서 캡틴 마블 관련 영상에서 배우 때문에 영화를 안 본다고 댓글을 남겼다. 그 답글로 한심하다는 말을 들었다. 영화는 영화고 배우는 배우니까 ‘마블 팬’이라면 엔드 게임을 위해서라도 봐줘야 한단다. 미안하지만 난 ‘마블 팬’이지만 ‘마블 코믹스 팬’이다. 물론 브리 라슨이 나오는 모든 MCU 영화를 안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브리 라슨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보이콧 할 것이다. 추가로, PC를 묻히면 흥행에 지장을 준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영화사도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까. 물론 이건 내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지 남들도 보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엔 모두가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가 있다. 남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MCU 인트로

MCU 인트로

돈자루를 들고 뛰어가는 황금고블린 마스코트 도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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