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로 보는 요즘 상업 콘텐츠의 성공 공식
요즘엔 참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있다.
넷플릭스 같은 영상 형태의 콘텐츠가 대세지만, 나처럼 글로 된 콘텐츠 생산에 익숙한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어찌보면 영상과 글, 혹은 만화 등의 형태가 다른 콘텐츠들은 성격이 아주 다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아주 비슷한 부분들도 많다.
그걸 크게 느끼게 해준 영화가 바로 요즘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엑시트다.
엑시트에서 보여준, 그리고 내가 느낀 요즘 상업 콘텐츠의 성공 공식을 한번 보자.
심각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엑시트는 재난 영화다.
재난 영화라고 한다면 역시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엑시트는 재난 상황을 심각하게 풀지 않는다.
또한 현재 상황에 대한 당위성을 가볍게 풀어버린다.
재난을 일으킨 원인 혹은 동기는 아주 간단하게 다뤄버리고 그냥 지금 재밌는 상황으로 눈을 돌려버리는 것이다.
관객은 웃으며 즐거웠던 기억이 많이 남으니 이 영화의 전반적인 기억을 좋게 남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마지막 마무리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좋게 좋게 해결.
대세는 힘숨찐
힘숨찐.
힘을 숨긴 찐따라는 요즘말이다.
물론 실제로는 의미가 다르긴 하다.
주인공은 힘을 숨긴게 아니라 그냥 가진 힘이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쓸 수 없는 힘일 뿐.
하지만 얼추 전개에 미치는 영향은 비슷하다고 본다.
주인공이 무시당한다.
무시당하던 주인공이 결국 그가 가진 능력(힘)으로 사태를 해결한다.
와 님 짱 bb 소리를 들으며 해피해피 엔딩.
키포인트는 비주얼
아무리 백수에 취직이 안 되는 힘숨찐 주인공이지만 일단 얼굴이 조정석이다.
여주인공도 이제는 대세급은 아니어도 소녀시대다.
일단 비주얼이 갖춰지기 때문에 힘숨찐이 통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꽤나 볼만한 액션.
예전에 야마카시 팀 덕분에(그리고 야마카시 영화 덕분에) 파쿠르가 인기를 끌었듯이, 엑시트 덕분에 클라이밍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등반 액션이 영화의 재미를 다채롭게 해줬다.
공공의 적
모두가 좋기만 하면 이야기가 재미가 없다.
관객들도, 극중 인물들도 미워할만한 공공의 적이 필요하다.
엑시트의 경우엔 빌런보다는 발암캐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다.
좀비물이든 재난영화든 발암캐가 나온다는 공식을 역시나 저버리지 않은 케이스.
문학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언어 시간에 배우는 이야기다.
문학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영화가 문학이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어쨌든 마찬가지로 시대상을 잘 넣고 있다.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좋다.
드론이나 개인방송 등의 소재를 메인으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섞어내려고 했다.
개인적으로 개인방송 부분은 뜬금도 없고 괜한 돈을 쓴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결론
결론적으로, 엑시트를 통해서 상업 콘텐츠의 성공 공식을 생각해보면, 설명충은 줄이고 당장의 재미를 좇자.
그리고 주인공 짱짱맨.
적절한 발암캐는 카레의 당근같은 존재랄까…
점점 많은 이야기들에서 의미는 줄어들고 전개만 남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인기를 끌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상업 콘텐츠는 소비자가 찾는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디즈니처럼 거대해지면 물론 자기네들이 원하는 의미를 억지로 쑤셔넣을 수는 있겠지.
그것 또한 바람직하진 않다.
적당히, 내가 담고 싶은 의미를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즘 사람들이 찾는 재미를 만들어내는 게 상업 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당연한 소리를 하며 이번 글을 마친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