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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태양신 라 의문의 1승, 오벨리스크

오벨리스크

이것이 바로 오벨리스크

내가 처음 오벨리스크라고 하는 건축물, 혹은 기념비를 처음 마주하게 된 곳은 다름 아닌 게임에서였다.(게임 폐인 수듄..) 그런데 이게 뭐 이상한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토박이인 내가 오벨리스크를 어디 가서 보겠는가. 내 경우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라는 게임에서 오벨리스크를 처음 접했다. 게임 내에서 지도 조각들을 주는 그런 건축물이었는데, 그 당시엔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도 모르고 그냥 있으면 클릭하곤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왜 오벨리스크를 그런 용도로 사용했을까 의문이 들긴 한다. 어찌 되었든 오늘은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기도 하고 특히 게임에서 남다른 활용도를 보이는 오벨리스크에 대해서 알아보자. 비슷한 개념을 활용해서 장르 콘텐츠에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이미 여러 곳에서 그렇게 사용하기도 하고)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에 나오는 오벨리스크

3대 마약 게임 중 하나인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에 나오는 오벨리스크, 화면 왼쪽에 있다

오벨리스크는 원조가 아니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오벨리스크가 이런 방첨탑 형태의 기념비의 원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도시 중 하나인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신전에 태양신 라를 숭배하던 성석이 있다. 벤벤이라고 불리우는데, 이 성석을 본따 만든 것이 오벨리스크이다. 오벨리스크의 의미도 우선은 태양신 라의 신체(神體)이기 때문에 의미와 형태 모두 받아왔다고 할 수 있겠다.

벤벤 스톤 사진

생긴게 영 변변치 않은 벤벤 스톤(ㅎ)

신체의 의미를 활용한 콘텐츠의 예, 유희왕

유희왕을 보면 오벨리스크의 거신병이라는 카드가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오벨리스크를 지키는 병사같은 느낌인데, 실제로는 신급 카드로 분류 된다. 신기한 점은 태양신이 아닌 대지의 신이라는 점. 이 부분은 유희왕의 기획 과정을 모두 보진 않았지만 복잡한 단계를 거쳤으리라 예상이 된다. 오벨리스크가 태양신을 섬기는, 태양신의 신체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라고 하지만, 또한 다산을 기원하는 기념비라는 설도 있기 때문이다. 다산은 풍요와, 풍요는 대지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오벨리스크의 거신병이 대지의 신이 되는 근간이 되었을 수 있겠다.

유희왕 오벨리스크의 거신병 카드

유희왕의 신 카드인 오벨리스크의 거신병, 어깨 깡패다

성 개념이 남달랐던 이집트

물론 국가마다 성(性)에 대한 개념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집트도 마찬가지인데, 이 때문에 오벨리스크의 형태가 남근에서 따왔고, 이러한 것에 비추어 봤을 때 다산을 기원하는 건축물이라는 설이 나온 것이다. 사실 이러한 상징물이 그리 유별난 것은 아닌게, 우리나라 제주도의 돌하르방도 남근의 형태를 따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한 예로, 남아를 낳으려면 돌하르방의 코부분 돌가루를 먹으라는 속설이 있기도 하지 않았는가. 여담으로 이집트의 독특한 성문화(?)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나일강 달래기일 것이다. 나일강이 범람했을 때 파라오가 모든 국민이 보는 앞에서 나일강에 정액을 발사(…)하는 의식을 치루는 것이다. 나일강의 여신을 달래기 위함이라고 하고, 파라오가 곧 신이라는 이집트의 문화와 성에 대한 인식 등이 섞여 나온 독특한 의식의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집트 파라오 사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일강을 달래기 위해 정액을 짜내야 하는(…) 파라오, 착-잡

돌고 돌아 그래서 오벨리스크는 무엇?

이미 앞에서 다 이야기한 것 같긴 하지만, 전세계에 퍼져있는, 그리고 게임 같은 콘텐츠들에서도 이미 활용되고 있는 오벨리스크는 무엇일까. 4면으로 되어있고 제일 위에는 마치 피라미드처럼 뾰족한 형태를 하고 있는 첨탑. 면면이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는데, 그 문자의 의미는 태양신 라와 관계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신전의 내부나 앞에 세워지고 한 쌍을 세트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워낙에 독특한 형태이고 그럴듯해 보이는 외형 덕분에 세계 곳곳에 의미도 모르고 세워진 경우들이 꽤나 많다. 혹은 이집트 본토의 오벨리스크가 뺏기거나 팔려나간 케이스도 있다. 그렇다보니 태양신 라는 생각지도 못하게 의문의 1승을 거두어 가는 결과를 가져간다. 만약 현대 판타지물이었다면 오벨리스크와 태양신 라의 관계를 활용한 무언가를 써봐도 좋을 듯하다.

태양신 라 일러스트

태양신 라, 이렇게 그려진 걸 보니 귀여운 맛이 있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에 왜 오벨리스크를?

서문에서 이야기 했듯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에는 오벨리스크가 나온다. 그리고 그 용도는 오벨리스크에서 지도 조각(혹은 그림조각?)을 모아서 숨겨진 보물이 있는 위치를 알아내는 데에 사용된다. 왜 오벨리스크가 이렇게 쓰였을까? 조심히 추측을 해본다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모론으로부터 파생이 되었을 것 같다. 무슨 말이가 하면, 오벨리스크가 세계 곳곳에 세워지고, 미국 내에도 오벨리스크가 세워지는데 음모론을 좋아하는 몇몇이 오벨리스크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뭔가 음모가 있다! 라고 말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런 개념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고, 뭔가 비밀을 간직한 건축물 = 오벨리스크 라는 공식이 세워지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워싱턴 DC에 있는 오벨리스크

워싱턴 DC에 세워진 오벨리스크, 워싱턴에 왜 오벨리스크가 있냐구욧! 하고 음모론이 나오게 되었다

내가 장르 콘텐츠 세계관 글로 오벨리스크를 써야겠다 마음을 먹은 것은 친구 덕분이다. 놀랍게도 내 친구는 오벨리스크에 살기 때문이다. 태양신 라를 숭배하기는 커녕 무신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뭔 소린가 하면, 우리나라에 오벨리스크라는 이름을 가진 오피스텔이 존재한다. 대기업 건설사에서 만든 오피스텔인데, 대체 무슨 의도로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높은 건축물, 유명하고 그럴듯한 이름을 찾아다 붙인 것일까? 어쨌든 친구가 오벨리스크에 산다고 하길래 그게 뭐였지? 하고 찾다보니 상당히 흥미로운 상징물인 것 같아서 글로 다루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무언가 이름을 지을 땐 꼭 잘 알아보고 붙여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괜히 태양신 숭배자가 되지 말고. 내가 숭배할 것은 오직.. 자본주의, 돈 뿐이다. 그러니 글을 재밌게 읽었다면 다들 광고를 한 번씩 눌러주고 가줬으면 한다. 그럼 이만.

돈자루를 들고 뛰어가는 황금고블린 마스코트 도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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