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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한국영화’, 모가디슈 리뷰

난 개인적으로 한국영화를 많이 보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경위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면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에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본 영화라면 반도, #살아있다 같은 것들.
좀 더 거슬러가면 신과 함께, 부산행 등이 떠오른다.
이 영화 목록을 보면 대충 어떤 얘기를 할지 가늠이 될 것이다.
‘억지스러움’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신파함께

신파함께

그런데, 요즘 개봉한 모가디슈는 조금 달랐다.
실화 기반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당위성이 있었다.
긴박함과 감동적인 부분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한국영화’라는 포인트가 주요했는데 이에 대해선 후술하겠다.

반도 살고 싶으면 타요

반도 살고 싶으면 타요.. 장면…

모가디슈, 명작은 아니다

명작 영화에 대한 기준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나는 명확한 조건을 제시할 정도로 깊이가 있는 영화 소비자가 아니라서 그냥 감에 따른다.
보면서 ‘와씨 이거 대박이네.’ 생각이 들면 명작이다.
모가디슈의 경우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수작은 확실하다.
이야기의 구성이 물 흐르듯 잘 이어졌다.
재미도 있었다.
캐릭터도 있었다.
이 정도면 훌륭한 영화지.

모가디슈 포스터

소말리아에 신파는 안 데려갔다

모가디슈는 소말리아의 수도다.
로케이션 덕분인지 영화에서 신파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적인 설정들이 몰입도를 주었다.
대사 아내가 직원들 모아놓고 강제로 예배를 드린다던지 하는….
조인성이 태권도 품새를 하는 장면은 좀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압축시켜 보여주기 좋았다.

모가디슈 구교환

모가디슈 구교환 배우 캐릭터도 참 현실적이었다

신파가 없다고 해서 감정을 터치하는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모가디슈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 있었다.
이건 굉장히 복잡한 부분이었는데 다음 주제에서 이어서 이야기해보자.

모가디슈 북한측

모가디슈 북한 대사관 사람들

이게 ‘한국영화’지!

모가디슈는 한국의 영화이기 때문에 맛을 살린 부분이 많았다.
UN 가입조차 되지 않은 어려웠던 시절.
독재자를 겪어본 국가.
북한이라는 복잡미묘한 대상.
이게 영화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인이 아니라면 모가디슈를 보는 데에 재미를 반밖에 못 느낄 것이다.

인생의 절반 손해보고 있는 에드워드

인생의 절반 손해보고 있는 에드워드

특히 북한 대사관과의 관계가 참 마음에 들었다.
서로 으르렁대고 싸우지만 동포라는 묘한 관계.
이제는 동포보단 대포동이 더 떠오르는 곳이지만 적어도 그 시절엔 민족애가 더 강했으리라.
여기서 오는 감정의 움직임이 영화를 더 재밌게 해준다.
그래서 젊은 층은 오히려 모가디슈를 덜 재밌게 볼지도 모르겠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성무선악설

젊은 층 얘기를 하니 떠오르는 것은, 성무선악설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ask들이 성질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이들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슬픔 같은 것도 있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그게 순수악일지 순수선일지는 결국 환경과 어른에게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개인적인 견해는 순수악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거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꼬마

쿠키영상

이제 많은 영화에서 사용하는 쿠키영상.
모가디슈는 뭐 시리즈물도 아니고 해서 쿠키영상이 없다.
애초에 기대도 않았기에 상관은 없지만 혹시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덧붙여봤다. ㅎㅎ;

쿠키 나눠주는 만화

쿠키 영상은 없으니 감동적인 쿠키 만화를 드리겠습니다

모가디슈는 잘 만든 영화다.
특히 한국영화임에도 신파나 억지웃음을 쑤셔넣지 않았음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찝찝한 감정의 여운따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잘 봤다는 생각이 드는 수작.
역시 류승완 감독이 잘 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혹시라도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한다면 보고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그럼 이만!

돈자루를 들고 뛰어가는 황금고블린 마스코트 도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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