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좋다. 황금, 좋다. 황금고블린, 아주 좋다. 황금고블린은 눈이 달렸다면 알겠지만 황금과 고블린이 합쳐진 말이다. 황금색 고블린이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실은 좀 더 복잡한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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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간들이 모르는 고블린
먼저 고블린이라는 말은 서양에서는 한국의 도깨비, 귀신과 유사한 쓰임새라고 보면 된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거나 도깨비도로와 같이 기묘한 일이나 이상한 현상에 쉽게 붙이는 뉘앙스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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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암흑기의 시작
그런 고블린이 초록색 괴물이 된 건 다 톨킨 때문이다. 톨킨이 오크의 번역어로 고블린을 채택하면서 고블린의 이미지가 멍청한 오크놈들과 유사해졌다. 하지만 더 가관인 것은 던전스 앤 드래곤스(던전 앤 드래곤이 더 익숙하니까 아래부턴 던전 앤 드래곤이라고 쓴다)를 만든 TSR(Tactical Studies Rul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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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이 약해진 이유
옛날 캡콤에서 만든 던전 앤 드래곤 아케이드 게임을 보면 초록색 조그만 놈들이 나와서 레벨업을 위한 제물이 된다. 게임에 적응하게 도와주는 역할도 해주고 첫 보스로 제일 많이 죽어나가는 보스도 같은 종족이다. 그리고 그 종족이 바로 고블린이다. 던전 앤 드래곤은 대놓고 우리 고블린을 용사놈들의 경험치로 만들어놨다. 여기서 고블린은 약한 존재로 굳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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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고블린의 기원
그럼 뜬금없이 황금은 왜 붙었을까? 황금고블린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쓴 건 아마 네오플의 던전 앤 파이터에서였을 것이다. 던전 앤 드래곤을 많이, 아주 많이 참고한 던파는 고블린의 쓰임새도 유사하게 했고 고블린은 약한 몬스터의 대명사가 됐다. 덕분에 좋은 아이템을 주는 고블린을 황금고블린이라 부르며 이벤트를 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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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고블린? 황금고블린?
하지만 이후에 던파보다 인지도가 높은 디아블로3에서 보물고블린이라고 하는 고블린을 내놓으며 좋은 물건을 내놓는 고블린의 이미지를 굳혀놓았다. 디아블로의 보물 고블린 컨셉은 옛날 게임 황금도끼의 난쟁이에서 따왔다는게 학계의 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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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에 고블린이?
놀랍게도 황금고블린이라는 명칭의 막타는 던파도 디아블로도 아닌 배틀그라운드가 쳤다. 배틀그라운드에서 아이템은 잔뜩 먹었는데 쉽게 잡히는 사람을 황금고블린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황금고블린이 완전히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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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황금고블린은 이미지에 맞게 온갖 좋은 것들, 물건, 콘텐츠, 정보들을 훔쳐다가 잔뜩 쌓아놓을 것이다. 누구나 들어와서 보기만 하면 되니까 얼마나 얻기도 쉬운가. 대신 난 때리지 말고 옆에 광고 배너나 좀 때려주고 가라.